조-재수/한겨레


남녘보다 북녘에서 잘 쓰는 말에 ‘뭇고, 무어, 무이’ 들이 있다. 으뜸꼴은 ‘뭇다’이고, ‘무이’는 그 파생 이름씨다. ‘뭇다’의 ‘뭇-’은 ‘묶다’의 ‘묶-’에 해당하는 옛말 ‘ -’에서 나온 말뿌리다. ‘뭇’은 이름씨로 쓰이어 채소 따위의 묶음이나 생선 열 마리 따위를 나타내기도 한다. 북에서 ‘뭇다’의 쓰임새는 여러 가지다. 


여럿을 모아서 붙이거나 짜서 만드는 일로, 떼(뗏목)를 뭇고, 배를 무으며, 쪼박천(조각천)을 이어 붙여 무은 방석 들이 있다.

모아서 쌓는 일로, 칠성단을 뭇거나, 황토로 단을 무어 두고 치성을 드리는 일이 있었다.

짝이나 조직체나 같은 것을 만드는 일로, 돌격대를 뭇고, 협동조합을 뭇는다. 김동인은 〈왕부〉(王府)에서 “도당이 짜지고 무어지면 자연히 세력이 생기고”, 김소월은 〈부부〉에서 “오오 아내여, 나의 사랑!/ 하늘이 무어 준 짝이라고” 하였다.

어떤 관계를 맺는 일로, 아무개집과 사돈을 뭇는다고 한다. 김파(중국)는 〈포도넝쿨 …〉에서 “아직은 익지 않은 포도/ 아직은 뭇지 않은 사랑”이라 하였다.

두루 갖추거나 마련하는 일로, 김두칠(옛 소련)은 〈사랑의 노래〉에서 “삼빤주, 포도주 무엇사오니/ 모인 여러분 드시기 바랍니다” 하였다.

‘무이’의 합성어도 여럿이다. ‘떼무이’는 뗏목을 뭇는(엮는) 일, ‘배무이’는 배를 만드는 일이다. ‘쪽무이’(쪽모이·남)는 여러 쪽을 모아 짜거나 만드는 일 또는 그 물건을 가리키며, ‘쪽무이그림’은 ‘모자이크화’를 다듬은 말이다. ‘차례무이’는 차례로 무어 놓은 것으로, 수학에서는 ‘순열’(順列)의 다듬은 말로 쓴다. 우리말의 뜻갈래와 조어력에도 관심을 가져 보자.

조-재수/사전편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