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호/한겨레


사람을 나타내는 말을 만드는 뒷가지가 여럿 있다. 그 중엔 임자씨와 풀이씨의 줄기·뿌리에 뒷가지가 어울려 된 말이 많다. 풀이씨의 말뿌리 가운데 많이 쓰이는 것이 ‘잡다’의 ‘잡’이다. 칼잡이·총잡이·장구잡이·줄잡이·앞잡이·왼손잡이·길라잡이 … 들의 ‘잡’이 그것이다.

사람 뒷가지들을 더 살펴보면, ‘뱅이·팡이·장이·쟁이·박이·둥이·퉁이·잡이·꾼·보·꾸러기·내기·짜·쇠·거리·대·리·니·이 …’ 들이 있는데, ‘-이’ 계통이 제일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장+이, 잡+이, 박+이, 둥+이 …’로 나눌 수 있지만 보통은 한덩이로 친다. 뱅이·내기·꾸러기 들은 거의 녹아붙어 쓰이는 까닭이다.

대체로 이런 뒷가지들은 본디 낮추는 뜻은 없으나 그 앞말의 성격에 따라 낮잡는 느낌을 주거나 홀하게 일컫는 경우가 잦다. 때에 따라 귀엽게 친근하게 여기거나 전문가로 대접하여 일컫는 말로 쓰기도 한다.

한편, ‘싶다’는 주로 도움그림씨로 쓰이는데, 이의 말뿌리 ‘싶’은 뒷가지를 붙여 ‘싶+이’처럼은 거의 쓰이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비슷한 구실을 하는 사투리로 ‘접다’가 있다. “하고 접다, 보고 접다, 살고 접다, 죽고 접다, 울고 접다, 먹고 접다, 쓰고 접다, 떠나고 접다 …” 식으로 주로 경상도 쪽에서 많이 쓰인다. 때로는 ‘잡다’ 꼴로도 쓴다.

이 ‘접다/잡다’는 또한 ‘접이·젭이/잡이·잽이’를 곧잘 만들어 낸다. 곧, ‘하고접이, 살고접이, 죽고접이, 사고접이, 울고접이, 쓰고접이 …’처럼 거의 모든 움직씨 뒤에서 ‘그 동작을 하고자 하는 사람, 하고 싶어하는 사람’을 뜻한다. ‘싶다’가 하지 않는 구실을 사투리 ‘접다’가 하고 있으니 그 생산력을 인정한다면, ‘접이/젭이’도 살려 쓸 수 있을 성싶다.

최-인호/교열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