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김-수업
우리 모임 공동대표



      '속'과 '안'은 본디 아주 다른 낱말이지만 요즘 모두 헷갈려 뒤죽박죽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니 '속'은 “거죽이나 껍질로 싸인 물체의 안쪽 부분” “일정하게 둘러싸인 것의 안쪽으로 들어간 부분”이라 하고, '안'은 “어떤 물체나 공간의 둘러싸인 가에서 가운데로 향한 쪽, 또는 그런 곳이나 부분”이라고 해놓았다. 누가 보아도 어떻게 다른지 가늠하기 어렵다. 그밖에도 여러 풀이를 덧붙여 달아놓았으나 그것은 모두 위에 풀이한 본디 뜻에서 번져나간 것에 지나지 않는 것들이다. 본디 뜻을 또렷하게 밝혀놓으면 그밖에 번지고 퍼져나간 뜻은 절로 졸가리가 서서 쉽게 알아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본디 뜻을 흐릿하게 해놓으니까 그런 여러 풀이가 사람을 더욱 헷갈리게 만들 뿐이다.

      '속'은 '겉'과 짝을 이루어 평면이나 덩이를 뜻하고, '안'은 '밖'과 짝을 이루어 텅 빈 공간을 뜻한다. '속'은 '겉'과 하나가 되어 붙어 있지만, '안'은 '밖'과 둘이 되어 나뉘어 있다. 그러니까 국어사전이 보기로 내놓은 “사람 하나 겨우 들어갈까 말까 한 좁은 골목 '속'에 쓰러져 가는 판잣집이 비스듬히 기울어진 채 서 있었다.” “지갑 '안'에서 돈을 꺼내다.” 이런 것들은 잘못 쓴 보기로 내세워야 마땅한 것들이다. 골목에는 '속'이 없고 '안'이 있을 뿐이고, 지갑에는 '안'이 없고 '속'이 있을 뿐이다. 우리 속담 “독 안에 든 쥐” 또는 “보선이라 속을 뒤집어 보이겠나!” 같은 쓰임새를 눈여겨 살피면 깨달을 수 있다.


실린데:『우리말 우리얼』제49호(2006.6), 59~60쪽. ※ 글쓴이의 허락을 얻어 옮긴 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