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김-수업
우리 모임 공동대표

사투리토박이말

     '사투리'는 대중말('대중'은 '눈대중이 매섭다' 또는 '대중없이 그게 무슨 짓이냐?' 하는 대중, 곧 '가늠'을 뜻하는 토박이말이다.)에 맞선다. 대중말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온 국민이 막힘없이 주고받도록 규정에 맞추어 마련해놓은 말이고, 그 규정에서 벗어나는 우리말은 모두 사투리다. 사투리에는 어느 고장에서만 쓰는 사투리도 있고, 어떤 사람이나 모둠에서만 쓰는 사투리도 있다.

     '토박이말'은 들온말(외래어)에 맞선다. 우리말에는 중국과 몽고, 일본과 서양에서 들온말이 있다. 우리말에서 이런 들온말을 뺀 나머지는 모두 우리 겨레가 스스로 만들어 쓰는 토박이말이다. 이것이 우리말의 알짜요 노른자위다. 그래서 '토박이말'에는 대중말과 사투리가 싸잡혀 있고, 마찬가지로 '사투리'에도 토박이말과 들온말이 싸잡혀 있다.

     '사투리'와 '토박이말'은 배웠다는 사람들에게서 버림받은 낱말이다. 그들은 굳이 '방언/지역어'와 '고유어/순수국어'라는 어려운 한자말을 꾸어다 쓴다. 정신을 차리고 따져보면 '사투리'나 '토박이말'은 살갑고 올바른 낱말이지만 '방언/지역어'나 '고유어/순수국어'는 엉성궂고 어긋나는 낱말이다. '사투리'나 '토박이말'은 우리 겨레의 삶에서 나고 자라서 우리 품에 살갑게 안겨들지만 '방언/지역어'나 '고유어/순수국어'는 남의 겨레 삶에서 나고 자라서 우리 품을 엉성궂게 밀어낸다.

     그런데도 배웠다는 사람들은 '사투리'나 '토박이말'을 창피하고 부끄러운 낱말이라 여기고 '방언/지역어'와 '고유어/순수국어'라는 한자말을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낱말이라 여긴다. 배웠다는 사람들이 '뜰' 위에 '정원' 있고, '정원' 위에 '가든' 있는 세상을 만들어 놓았다. 이것을 거꾸로 뒤집지 못하는 동안에는 우리 겨레가 참된 문화를 꽃피워낼 기운을 차리지 못한다.


실린데:『우리말 우리얼』제50호(2006.8), 25~26쪽. ※ 글쓴이의 허락을 얻어 옮긴 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