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받침(끝소리) 뒤에 홀소리로 비롯된 토씨나 씨끝 또는 뒷가지, 곧 꼴조각이 뒤따르면 그 꼴조각에 첫소리가 없으므로 앞에 있던 그 끝소리(받침소리)의 소릿값이 그대로 뒤 낱내의 첫소리 노릇을 합니다(겹받침은 뒤쪽 받침이 뒤따르는 낱내의 첫소리 노릇). “맛은 있다”의 “맛은[마슨]”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맛'의 받침 시옷이, 홀소리 'ㅡ'로 비롯된 토씨 '은'과 붙어 있음). “연못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에서”가 꼴조각의 하나인 토씨이기 때문입니다.
※ 터무니) 표준말 규정 - 제4장 받침의 발음 - 13~14항 // 터무니 ← 근거
※ 도움) 비롯된 ← 사작된; 낱내(소리마디) ← 음절; 토씨 ← 조사; 씨끝 ← 어미; 뒷가지 ← 접미사; 꼴조각 ← 형식 형태소;


그러나 “맛없다, 낱알” 따위는 다릅니다. 그 소리는 [마섭따, 나탈]이 아니라 [마덥따, 나달]입니다. 끝소리(받침소리) 뒤에 홀소리들로 비롯되는 뜻조각(꼴조각이 아니라)이 이어지는 경우에는, 끝소리가 먼저 대표소리로 바뀌고 나서, 그렇게 바뀐 대표소리가 뒤따르는 낱내의 첫소리 노릇을 하기 때문입니다. 보기로 “낱알”을 보면, “낱”은 받침 ㅌ이 대표소리 ㄷ으로 바뀌어 “낟알”이 된 다음, 바뀐 [ㄷ]소리가 뒤 낱내인 “알”의 첫소리로 옮겨 가 [나달]이 됩니다.
※ 도움) 뜻조각 ← 실질 형태소; 낱내 ← 음절;

그런데 “맛있다/맛없다”에서 “있다/없다”는 토씨도 씨끝도 뒷가지도 아닙니다 움직씨나 그림씨 또는 있씨입니다. 곧 꼴조각이 아니라 뜻조각입니다. 따라서 “맛있다”의 소리를 제대로 내면 “맛있다 → [맏]있다 → [마딛따]”가 됩니다. “맛없다[마덥따]”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맛있다”의 경우 뭇 사람이 [마싣따]으로 소리내기 때문에 그것도 그냥 표준발음으로 그럼됐을 뿐입니다.
※ 터무니) 표준말 규정 - 제4장 받침의 발음 - 15항
※ 도움) 움직씨 ← 동사; 그림씨 ← 형용사; 있씨 ← 존재사; 뭇 ← 매우 많은; 그럼 ← 인정, 허용;


가리새를 살펴 봅니다. 어떤 받침 뒤에 붙어 있는 말조각이 홀소리로 비롯되는 꼴조각이면 ㅡ꼴조각은 꼴만 갖추게 해주는 구실이므로ㅡ 받침소리를 그대로 꼴조각의 첫소리로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뜻조각은 제 뜻을 드러내기 위해 되도록 다른 소리의 영향을 받지 않으려 하므로 그 앞의 받침소리를 먼저 멈추게 합니다(여기서 이러저러한 받침소리들이 대표소리로 바뀌게 됩니다). 그러고 뜻조각의 소리를 냅니다. 그래서 홀소리로 비롯하는(첫소리 없는) 뜻조각은 앞의 받침소리를 대표소리(받침소리를 멈췄을 때의 소리)로 바꾸고 나서야 그 소리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 도움) 가리새 ← 일의 갈피와 조리; 말조각, 조각 ← 형태소

그러면 “맛있다/멋있다”의 본디 제소리는 [마딛따/머딛따]인데 왜 뭇 사람이 [마싣따/머싣따]로 소리낼까 생각해 봅니다. 두 가지가 짐작됩니다. 먼저는 “맛있다”가 아주 많이 쓰이다보니 뜻조각 “있다”를 꼴조각처럼 여기게 되었을 수 있습니다. 다음은 “맛이 있다”가 줄어서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곧 [마시 읻따] → [마시읻따] → [마싣따] 이렇게 말이지요. 이 두 가지가 어우러져 뭇 사람이 [마딛따]보다는 [마싣따]로 소리내게 되었을 듯합니다. “멋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쓴이의 짐작으로는 그렇다는 것입니다.



※ 2005년 12월에 올렸던 글을 다시 손질하였습니다.